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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휴대전화 단말기 ‘진화’ 가로막은 SKT

falcon1999 2008. 12. 15. 15:51

휴대전화 단말기 ‘진화’ 가로막은 SKT
‘네이트 접속 안된다’ 중소업체 제품 판매 막아
‘인기예감’ 최첨단폰 무용지물로…과징금 17억
한겨레 곽정수 기자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1위 업체인 에스케이텔레콤이 중소업체가 독자 개발한 최첨단 단말기제품의 판매를 막아와, 결국 아이폰, 블랙베리폰처럼 선진국에서는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최첨단 단말기가 한국에서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스케이가 중소업체인 블루버드소프트에서 2007년 하반기에 내놓은 피디에이(PDA)폰인 비엠(BM)500에 대해 자사 대리점에서의 판매를 금지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다른 곳에서 단말기를 사가지고 오더라도 개통을 해주지 않는 불공정행위를 한 것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1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에스케이는 블루버드가 이전에 만든 구형모델 비엠200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재고처리를 방해했다.

에스케이가 이런 횡포를 부린 것은 비엠500의 경우 자사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에 바로 접속하는 기능이 없어, 네이트의 매출 감소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블루버드의 비엠500은 음성통화 외에도 무선인터넷 서비스, 지상파 디엠비, 대용량 내장 메모리, 국내 최초 외장메모리 슬롯 탑재 등의 고기능을 갖춰 출시 이전부터 큰 인기를 끌었는데 결국 고사됐다. 공정위 김준범 지식산업경쟁과장은 “블루버드가 15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비엠500을 개발한 뒤 월 2천대 정도의 판매를 기대했는데, 에스케이의 방해로 지난 1년 반 동안의 전체 판매량이 2천대(예상치의 5% 수준)에 머물렀고, 제품은 이미 사양화돼 더 이상 팔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에스케이는 이런 횡포를 통해 전체 매출의 증가세 둔화 속에서도 무선인터넷 매출을 빠르게 늘렸다. 에스케이의 무선인터넷 매출은 2003년 1조3천억원에서 2007년 2조8천억원으로 4년 사이 112%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18.5%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피디에이폰을 넘어 아이폰, 블랙베리폰 같은 스마트폰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국만 예외인 것은 이처럼 단말기시장이 이동통신사에 예속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실제 에스케이텔레콤이 지난 200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새로 개통한 일반 단말기수는 2778만대에 이르는데, 피디에이폰과 스마트폰의 신규 개통은 8만1661대로 0.3%에 그쳤다. 공정위는 이번 조처로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첨단 휴대폰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에스케이는 또 소비자들이 경쟁업체인 온세텔레콤에 접속해 휴대전화 단말기용 벨소리, 게임 등 콘텐츠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온 것도 공정위에 적발됐다. 온세텔레콤 등과 같은 접속이용사업자는 이동통신사의 망을 이용해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가 망을 막아버리면 영업이 불가능하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jskwak@hani.co.kr


기사등록 : 2008-12-14 오후 06:44:48 기사수정 : 2008-12-14 오후 09: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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