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 락앤롤 밴드, 금기에 도전” NY 타임스
기사입력 2008-11-25 05:54
“사우디 여성 락앤롤 밴드, 금기에 도전” NY 타임스 |
【뉴욕=뉴시스】
대중 앞에서 공연도 못하고 앨범엔 사진도 없다. 초강력 보수주의 왕국의 종교경찰에 적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속에 연주 일정도 비밀이다.
사우디 최초의 여성 락앤롤 밴드를 뉴욕타임스가 조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사우디 지다 발 기사로 여성4인조 그룹 ‘애컬레이드’를 소개했다. 타임스는 이날 멤버중 3명의 얼굴 윗부분만 공개한 사진과 함께 이들이 사우디의 오랜 금기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타리스트 디나와 리드싱어 라미아, 베이시스트 다린, 키보드 암자드로 구성된 애컬레이드의 첫 앨범 ‘피노키오’는 수백명의 팬들이 이들 웹사이트에서 다우로드받는 등 언더그라운드 마켓에서 히트를 기록했다.
왼쪽 눈썹과 아랫입술에 피어싱을 한 라미아는 “사우디에서 이것은 도전이다. 우리는 미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운전을 할 수 없고 공공장소에 맨 얼굴을 드러내는 일도 거의 없다. 그런 곳에서 키타를 치고 목청껏 소리를 치는 여성 락앤롤 밴드의 등장은 충격적이다. 이들이 활동하는 지다는 사우디에선 비교적 국제화된 도시로 10년전만 해도 몽둥이를 들고 다니는 경찰이 옷차림을 규정대로 하지 않은 여성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고 머리가 긴 남성들도 붙잡혀 머리를 박박 깎아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곳에서는 10여개의 밴드가 활동중이고 일부는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힙합 뮤직도 인기다. 심지어 ‘미덕을 장려하고 악을 막는 위원회’라는 긴 이름을 가진 종교경찰도 시내를 활보하지 않고 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의 이같은 변화는 2001년 9.11테러이후 안팎의 극단주의에 직면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사우디 인구의 60% 이상이 25세 이하의 젊은층으로 이들은 좀더 많은 자유를 원하고 있다.
스물한살의 기타리스트인 디나는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다르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아마 10년후에는 라이브 공연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애컬레이드가 탄생한 것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월 디나는 여동생 다린(19)과 라미아, 암자드 4명의 멤버를 구성했다.
이들은 스타일부터 고유의 인습을 깨뜨리고 있다. 헤어스타일을 자유분방하게 하고 눈두덩엔 피어싱까지 했다. 타임스 기자가 이들을 만난 곳은 지다의 스타벅스 커피숍. 이들은 사우디의 전통의상인 검은 아바야를 걸치고 있었지만 앞부분을 풀어헤쳐 청바지와 티셔츠를 드러내고 얼굴도 가리지 않았다.
지다에서는 여성들이 얼굴을 드러내긴 하지만 아직 흔한 일은 아니다. 다린은 “우리가 길을 지나가면 사람들이 모두 쳐다본다”며 웃었다. 이들 자매는 사우디에선 보기드물게 아이스 스케이팅도 즐긴다.
이들 밴드는 매주말 자매의 집에서 연습을 한다. 남동생이 이따금 드럼을 쳐주기도 한다. 킹 압둘라지즈 대학에 다니는 디나는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모티브로 한 노래 한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밴드이름은 라파엘 이전 시대의 화가인 에드먼드 블레어 레이튼의 작품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긴 머리의 여성이 검을 든 젊은 전사에게 기사작위를 내리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그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주제로 한 곡도 생각해 봤지만 그럴 경우 큰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미뤄두고 있다. 사우디에서 기독교 교회는 금지됐고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디나는 자신들이 연습하는 동영상을 휴대전화에 담아 두고 있다. 지하실에서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고 남동생이 두드리고 리마는 마이크를 움켜쥐고 있다. 라미아는 “우리는 지금 드럼 칠 사람을 찾고 있다. 다섯명이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모두 여성멤버로 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 사진 있음>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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