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우생순 기적’을 간절하게 원했던 누리꾼들과 경기장에서 힘들게 뛰었던 우리 선수들 그리고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까지 핸드볼 경기장을 쉽게 떠나진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21일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 핸드볼 대한민국과 노르웨이의 준결승전 경기에서 명확한 오심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후반 30분 경기가 끝나기 직전 28:28 동점상황에서 노르웨이의 마지막 골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시점에 골라인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심판진은 골로 인정하고 서둘러 짐을 싸 경기장을 나갔다.
MBC 핸드볼을 해설하고 있는 임오경(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위원은 그 상황을 두고 “핸드볼에서는 종료 직전에 슛을 쏘더라도 휘슬이 울리는 시점에 볼의 위치를 가지고 판단을 하게 된다”면서 “정확하게 30분 휘슬이 울렸는데 볼이 골라인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무조건 무효다”는 정확한 규칙을 설명하며 심판진의 명확한 심판을 촉구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도 하지 않은 채 노르웨이의 골을 인정했고 경기는 28:29로 허무하게 끝이 났다.
이에 ‘우생순’을 기억하고 있는 누리꾼들은 HD 화질로 그 상황을 명확하게 캡처해 돌려보며 끝까지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정확하게 30분을 가리키는 시점 볼은 골라인 직전에 위치해 있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위 사진)
핸드볼은 규칙상 임오경 위원의 설명대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볼이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으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농구같은 경우 종료 휘슬이 울리더라도 그 전에 슛동작이 인정되고 그것이 들어가면 득점으로 인정하지만 핸드볼은 그렇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핸드볼은 ‘버저비터’라는 것이 없는 셈.
미처 규칙을 몰랐던 누리꾼들은 임오경 해설위원의 중계를 듣고 해설을 옮기고 있으며, 발빠른 누리꾼들이 인터넷에서 핸드볼 룰을 찾아본 뒤 명확하게 골이 아닌 것을 전하자 해당 심판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준결승전이면 정확하게 판단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디오 판독조차 하지 않는 심판진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며 호통쳤다.
또한 누리꾼들은 “확실한 증거가 있는 우리의 ‘우생순’ 신화도 오심 앞에서는 어쩔수 없다”며 분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자 핸드볼 준결승전을 중계했던 공중파 방송 3사는 경기가 끝이 났음에도 임영철 감독이 심판진에 가서 계속적으로 항의하는 모습과 노르웨이 선수단이 빠져나간 뒤에도 망연자실 코트에 앉아있는 선수들을 끝까지 비추며 중계를 쉽게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번 준결승전은 우리의 ‘우생순’ 시나리오대로 이뤄지는 듯 보였다. 후반 종료 2분을 앞두고 3점차로 벌어져 패색이 짙었지만 노르웨이 선수 한명이 2분퇴장을 당하면서 순식간에 점수를 쫓아가 27:28 한점차까지 따라붙었고, 종료 15초전 노르웨이의 공격을 막은 후 곧바로 공격에 성공 28:28 동점을 만들었다. 불과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센터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한 노르웨이는 한 번의 패스로 공격까지 이뤄졌다. 당연히 경기가 동점으로 끝날 것을 예감한 우리 골키퍼는 두 손을 흔들며 막을 의도가 없음을 보였다. 그래서 골은 들어갔지만 종료 휘슬이 울린 뒤였다.
우리나라는 즉각 제소했다. 명확한 판정이 이뤄지면 노르웨이와 연장전을 벌여 승부를 보게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여자 핸드볼팀은 23일 오후 러시아-헝가리전 패자와 동메달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우생순’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줄인 말이며, 비인기 종목 설움에도 불구하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아줌마 군단을 이끌고 은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를 두고 말하는 것으로 영화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
[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어이쿠’ 이런 실수를…[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비치발리볼 치어리더들의 열전 [화보]중국 섹시 치어리더들의 뜨거운 ‘응원전’ [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best of best’포토 컬렉션[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별난 장면’총집합"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