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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의사들도 기피하는 '접합 수술' 현장 가보니..

falcon1999 2008. 8. 14. 17:01
연합뉴스

의사들도 기피하는 '접합 수술' 현장 가보니..

기사입력 2008-08-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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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기피하는 '접합 수술' 현장 가보니..

(서울=연합뉴스) 수술이 한창인 한 접합 전문병원 진료 현장입니다.

오른손 검지가 잘린 이 환자는, 지난 8일 4시간 반에 걸친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혈관이 막히는 바람에 두 번째로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인터뷰) 이충훈 / 예손병원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

“접합수술이라는 게 한 번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수술 후)2주까지도 계속 환자를 관찰하면서 뭐 상태가 나빠지면 다시 수술하기도 하고 약을 쓰기도 하는 그런 게 무척 필요하죠.”

첫 수술 때보단 덜 까다롭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밖에 안 되는 수술용 실로 신경과 혈관 조직들을 40배 특수 현미경으로 보면서 한 가닥씩 이어갑니다.

수술을 무사히 끝낸 환자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금형기계에 손가락이 잘린 뒤 곧바로 가까운 대형 병원을 두 곳이나 찾았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자 수소문 끝에 이 병원으로 왔습니다.

인터뷰) 김민규 / 35세, 오른손 검지손가락 절단

“아이 이러다가 큰 일 나겠다 싶어서 솔직히 심적으로는 굉장히 불안하고 그랬어요.

지금은 이제 좀 안정이 되셨겠네요? 예. 많이 안정이 됐어요. 아무래도 잘 온 것 같아요 이쪽에...“

다른 환자 고동철 씨는 2년 전 왼손 엄지가 짓눌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곧바로 인근 병원에서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손가락이 살아나지 못해 끝내 잘리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고씨는 이 병원에서 자신의 엄지발가락 일부를 떼어내 왼손 엄지 자리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고 3개월 만에 다시 엄지를 얻었습니다.

인터뷰) 고동철 / 56세, 왼손 엄지손가락 절단

“생각도 못 했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 보니까 이 병원이 좀 더 실력이 있어 보이고 다른 병원보다 낫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술하기로 승낙을 했습니다.

생활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고요? 조금은 지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없는 거보다는 나으니까 일단은... 그리고 일하고 하는 데 크게 불편은 없습니다.“

20년 전 오른손 손가락 2개를 잃은 사고의 후유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시 온 고씨는 원한다면 오른손 손가락도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정준모 / 예손병원 대표 원장,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

“옛날처럼 다시 한 번 남은 엄지발가락을 사용해서 엄지손가락을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 수술 할 때 고생을 많이 해서... 나중에 또 생각이 바뀌시면 엄지발가락 이식해서 엄지손가락 만들어 주는 수술을 다시 시행 할지도 모르죠.

(이식 수술이) 가능합니까? 예 가능합니다. 언제든지 가능해요 그거는...“

전문의들이 동업으로 운영하는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총 85명.

이들 중 절반 정도는 다른 병원 한두 곳을 거친 경험이 있습니다.

사고 뒤 보통 4시간 안에 접합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여러 병원을 전전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정준모 / 예손병원 대표 원장,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

“현실적으로 이런 환자들이 대학병원 가서 대접을 못 받고 수술을 못 받는 이유가, 할 수 있는 선생님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병원에는 1명씩 밖에 없어서 그래요.

대학 때나 레지던트 때는 열심히 공부 했는데 막상 나와서 미세수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사실... 현실적으로 볼 때 일단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 되고 혼자 하기 어려운 면도 많고...”

접합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1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

관련 전문 병원은 전국적으로 10곳 내외에 그칩니다.

수술은 어렵고 힘든데 병원 입장에서는 수술비가 턱없이 낮다 보니 의사들이 기피하기 일쑵니다.

이에 따라 동업으로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방식이 접합 수술을 원활히 제공하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건태입니다.

kgt10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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