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미님 이글루에서 트랙백.
부끄럽게도, 난 여지껏 구글의 사업 중 하나라는 애드센스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위 트랙백 걸린 글을 읽고, 검색엔진들에서 애드센스를 쳐보고 나서야 난 그 "애드센스" 라는게 여기저기서 많이 봐오던 구글 광고창을 말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이게 에드센스다. 출처는 마비노기 타임즈*
간단히 설명 하자면, 쉬운 방법을 통해서 자신의 블로그, 홈페이지 기타 등등에 구글의 광고창을 부착할 수 있고, 이 광고창을 통해서 클릭이 발생하면 그 광고 소득의 일부를 블로그/홈페이지 주인이 가지게 되는 방식이다.
물론 기존까지도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페이지에 광고를 유치, 그를 통해서 돈을 받는 구조는 있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업체와 계약을 할 때 "우리 페이지는 사람이 이만큼 들어오고 이렇게 이용하고 있으니 우리를 통해서 광고를 하면 좋을 것이다" 라는 일종의 "수익 보장 증명" 을 해줘야 될 정도로 어느정도 큰 사이트에서만 가능한 구조였던 반면, 이 애드센스는 일단 걸어놓고 소득이 발생하면 그 소득만큼을 쪼개서주고, 소득이 발생하지 않거나 부정 클릭(고의로 돈을 벌기 위해서 광고는 보지도 않은 채 클릭만 하는 것)이 발생했을 때는 광고를 내려버리는 구조이다. 즉 개인이용자들도 간단한 방법을 통해서 광고를 유치하여 달아놓고 소득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살펴보면서 굉장히 좋은 구조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돈을 벌고자하는 심리를 교묘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이용한 구글의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반면, 내가 애드센스로 검색해서 본 많은 글들은 애드센스를 욕하고 질타하고, 또는 애드센스를 차단하는 방법이나 프로그램을 적어놓았다.
"광고를 피하는 방법" 이랄까.
애드센스가 욕을 먹는 주된 이유를 많이 살펴봤지만, 난 도저히 이 한마디로 밖에 압축이 안되었다.
"내가 그걸 봐주기엔 너무 눈꼴시다" "자기 돈 몇푼 벌려고 화면에 광고창을 붙이는게 꼴보기 싫다"
라는 것.
왜 애드센스가 싫은지. 왜 광고가 싫은지.
그걸 체계적으로 나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설명해달라.
웃기지도 않다.
많이 양보해서, 화면을 가려서 일시적으로 이용자가 광고에 집중하게 하고 보지 않으려면 꼭 X 버튼 클릭을 해서 닫아줘야 하는 팝업형 광고라면 이해를 할 수 있다. 사실 그런건 나도 짜증나니까.
그런데, 곱게 화면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애드센스는 보기 싫으면 클릭을 안하면 되는 것이지, 왜 붙어있는 것 자체만으로, 남이 그걸로 돈을 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하는 것인가?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TV광고 등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진, 인터넷 방송과 동영상 플레이어를 대부분 점령해버린 곰TV.
곰TV에서 무언가 시청을 하려면, 방송 전에 두개 정도의 광고를 시청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시청 바로 옆에 리플을 달 수 있는데, 거기에 올라오는 말들은 "광고가 짜증난다" "광고를 줄여라" 등의 비난이 아주 거센 발음으로 장식되어 있다.
무한 이기주의. 무한 인터넷 이기주의.
그럼, 곰TV는 어디서 수익모델을 얻어서 그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지상파TV방송국들은 어디서 돈을 벌어대길래 그 몸값 비싼 연예인들을 데려다가 드라마 만들고 쇼프로 찍고 해대는지를 생각해보면 금방 나올 답이다.
콘텐츠는 공짜로 공급받기를 원하는데, 아무런 댓가도 치르고싶지 않고자 한단 말인가.
애드센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그 페이지나 블로그에 방문해서 "무언가" 정보를 얻어가는데, 구석에 달린 광고창 하나가 그렇게 눈에 거슬린단 말인가? 난 블로그 한 가운데에 박혀있어도 용서해 줄 수 있겠다.
내 머리속에 강제로 광고하지 마라? 메이커의 이미지를 심지 마라?
웃기는 소리. 그럼 당장 아무것도 하지 말고 방 구석에서 잠만 자야 할 것이다. 왜냐?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TV속의 모든 것은 간접광고다. 왜 명절에 갓 나온 따끈따끈한 영화를 틀어주면 그 앞뒤에 광고가 그렇게 많이 배치되는가? 왜 기업들은 유명 연예인 운동선수에게 협찬을 못해줘서 안달이고 그들은 그 협찬 품목을 자랑스럽게 입고 신고 다니는가?
길거리의 간판도, 신문의 광고페이지도, 버스 뒷좌석의 광고커버도, 지하철 벽면의 광고장도.
우리가 눈 닿는 모든 곳에는 이미 광고가 침입해있다.
그런데도 인터넷의 광고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신. 아직 현실에 눈을 덜 뜬거 아냐?
광고를 차단하는 프로그램들도 많다. 팝업차단, 플래시광고 차단. 심지어 저 구글의 애드센스도 차단해주는 강력한 광고차단 프로그램도 있대더라.
그래.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유료 회원사이트라면 또 모른다. 다음이나 네이버가 유료로 돈을 받고 회원고객들에게만 완벽한 인터넷 서핑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는 곳이라면 거기다가 광고를 잔뜩 깔아버리면 당연히 욕을 쳐먹겠지.
그런데, 당신, 다음 접속해서 검색하는데 돈 내본적 있나?
네이버 접속해서 뉴스보고, 만화보고, 블로그 만들어서 블로그에 사진 잔뜩 올리고 하는데 네이버에 돈내고 썼나?
그럼, 광고 다 막고, 다 차단하고, 짜증난다고 광고 좀 작작하라고 걔들한테 항의메일 보내고.
그럼 걔들은 뭐 먹고 사나? 네이버는 누구 돈으로 돌리나? 자선사업가?
네이버가 왜 비싼 돈 쳐 내면서 TV에 광고하고, TV 유명 쇼 프로그램이랑 계약해서 "검색창에 "스펀지" 만 쳐보세요" 하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나? 다 네이버 이름값을 올려서 네이버 이용자가 많아지도록 하고, 같은 의미로 네이버에 광고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하고, 그 이름값으로 광고주들에게 돈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는 짓이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
광고가 없으면, 인터넷은 죽는다.
내가 단정적으로 말하는 어투를 싫어하는 분들, 꽤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래도 이건 때려죽여도 부정할 수 없다.
TV는 무슨 힘으로 돌아가나? 영화는 무슨 힘으로 돌아가나? 스포츠는 무슨 힘으로 돌아가나?
그 뒤에 있는 "스폰서" 라는 것들이 노리는 게 무엇인가?
서두에 언급한 애드센스도 마찬가지이다.
보기 싫으면, "아 광고가 달려있구나" 하고 무시해버리면 그만이다.
언제 당신이 TV보면서 TV속 연예인이 입고나오는 나이키 티셔츠, 영화 주인공이 들고 나왔던 삼성 핸드폰, 배트를 휘두르는 야구선수 뒤에 걸려있던 광고 게시물, 월드컵때 초록색 잔디밭 옆을 쭉 두르고 있는 펜스에 그려진 광고판에 그렇게 민감했단 말인가.
그 수익이 부럽다면, 당신도 당신 블로그에 달아라. 쉬운 방법으로 당신도 통장에 숫자 몇개가 찍히는 광경을 볼 수도 있을테니.
왜, 왜 욕을 하는가? 왜 그렇게 광고를 보기 싫어하고 눈꼴스럽게 여기고 없애지 못해서 안달인가?
그럼 구글은 땅파서 장사하나? 당신이 구글 같은 검색엔진을 만들면, 그 구조를 수익 없이 유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로또 1등이 당첨되도 당첨금 다 쏟아부어야 얼마 못갈거다.
인터넷은 그런거 없이도 돌아갈 수 있는 별천지라고 생각했나?
웃기지 마라. 세상은 돈이 지배한다.
광고를 부정하지 마라. 거부하지 마라.
광고를 욕하지 마라. 당신이 입장바꿔서 생각해보면 기업의 광고는 축복 그 자체일 수도 있다.
광고가 없다면, 당신이 누리고 있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사라질 것이다.
생활 속에서 광고를 거부할 수 없다면, 그냥 받아들여라. 대신 당신은 다른 것을 얻고 있다.
광고를 거부하기 위해 광고차단 프로그램 등 각종 방법을 쓰기 시작한다면, 지금 당신이 누리고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하나둘씩 없어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