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류한 것/스크랩

[스크랩] "꽃" 계단이 있는 예술마을 이화동으로 가보자

falcon1999 2007. 3. 27. 00:40

 


 

안녕하세요. 토마토아기 고유석입니다.

 

 

여러분 ""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마을 곳곳에 미술품을 설치하여 그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그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현재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하여 몇 군데 지역에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로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공미술이라는 시도를 통해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미술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쉽게 감상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

그럼 그 현장으로 떠나보실까요?^^

 

 

 

 

일단 어디로 가야 이런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인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대학로 방송통신 대학교 뒤편에 있는 이화동입니다.

이곳은 "2006 낙산 프로젝트 (서울 종로구 이화동 일대)"가 진행된 곳이죠!

 

위사진에서 보이는 노란색 컨테이너를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본격적으로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곳까지 도달하려면 적당한 거리를 이동하여 합니다.

물론 그 곳까지 도달하는 동안에도 벽화라든지 작은 설치작품등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대학로는 참 많이 방문하였었지만 이화동은 처음이라 과연 어떤 동네일지 너무나 궁금하였습니다.

 

노란색 컨테이너 박스가 설치된 곳이 쇳대 박물관 옆인데 그곳을 마주한 상태에서 좌회전을 하고

'르 샤(불어로 '고양이'라는 뜻)'라고 하는 흰색 벽의 카페를 끼고 올라가면 오늘의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됩니다.

 

 

 

드디어 작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번 작품은 동숭동 파출소의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다양한 무늬로 장식하여 탈바꿈을 시도하였습니다.

 

 

경찰을 상징하는 참수리의 모습과 저울 그리고 무궁화를 파출소 전면에 붙이기도 하였고요.

사실 이전에는 흰머리 독수리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경찰서 곳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작년에 제복과 경찰처의 도색을 바꾸면서 독수리도 우리의 천연기념물인 참수리로 바꾸게 되었습니다.[화가 한젬마씨작품]

 

 

 

이화동 일대는 어려운 시절의 삶에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한 풍경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달동네풍경이라고 할까요? 대학로에서 걸어서 5분정도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그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금방이라도 골목골목 사이에서 아이들이 뛰어나올 것만 같은 동네 풍경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이날은 유난히 하늘이 파란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한 색감의 작품이 그 분위기가 어우러지는 듯 하였고요.

위 사진의 작품은 "1970년대 낙산의 풍경"을 표현한 것입니다.

곳곳에 그려진 계단과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하지만 그 모습이 왠지 정겹게 느껴집니다.

 

 

나무로 엮어 만든 이것은 정말 신기하였습니다.

마치 제가 시대를 거슬러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해가 기울며 옅은 노랑 빛이 감돌며 이화동은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로 이화동에는 많은 벽화와 설치작품등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낙타 그림도 그러한 벽화들 중에 하나인데요.

파일을 이용해 낙타의 모습을 형상화하였습니다.

여러분은 낙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아시나요?

산이라고 하기엔 그 높이가 매우 낮은 편이고 중턱까지 집들이 들어서 있어서 거의 언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그 모습이 낙타의 등을 닮았다고 하여 "낙타산" "낙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마을 곳곳 캔버스가 되지 않는 곳은 없었습니다.

각각의 작품들은 그 주제를 표현하기에 적당한 위치에 그려지거나 설치된 것 같았습니다.

이화동에는 약 4,500가구 10.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2,800여동의 주택이 있는데요.

이곳의 단조로우면서 복잡한 주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나타낸 듯 보입니다.
 

 

마치 집까지 하나의 작품 인 듯 합니다.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부분은 구름의 연장인 듯하고 산책을 하는 듯 한 사람은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습니다.

 

 

 

 

꽃그림에 꿀만 살짝 발라두면 나비가 착각하고 내려앉을만한

벽화입니다. 그림하나가 그 주변을 어찌나 상큼하게 만들어버리던지.

일년 내내 알록달록한 꽃을 피우고 있을 이 그림 정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래서 그림 치료라는 것도 가능한가 봅니다.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

저 나이 때에는 잘 정리된 길보다도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지름길이 최고죠!

언덕을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에, 어린 시절 아이들과 탐험한다며 동네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던 제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벽화마다 빠지지 않는 소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달동네"풍경입니다.

이번 벽화에도 나타나있는데요. 그림의 달동네는 마치 꿈속의 성처럼 그려져있네요.

 

 

 

낙산 공원 옆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이런 풍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화동 곳곳에는 아직 판잣집이 있고

빈 집터와 말라버린 잡초와 나무를 볼 수 있죠.

이화동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넓고 바른 터를 토대로 한 부촌과 근대에 생긴
판자촌을 바탕으로 한 불규칙한 다변형 주거 공간이 일정하게 구분되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번 낙산 프로젝트를 구경하려면 약 4번의 지형적 변화 코스가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는 첫 번째 코스인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 코스

지금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코스

조금 지나면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 코스

그곳을 지나다보면 마치 숨겨놓은 보물을 발견한 듯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계단 코스가 있습니다.

 

 

이 산책로 코스에는 설치 조형물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치상 혜화동일대를 비롯하여 동대문구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또한 볼만합니다.

저 작품처럼 한 쌍의 커플이 왈츠를 추고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머릿속에는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이래서 사진은 한 장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이화동에 갇혀버린 삶 속에서 마치 다른 세상을 내려다보듯 바라보는 아버지와 아들.

또는 단순히 화목한 부자의 한가로운 오후를 나타내고 있는지도..

작은 막대들을 연결하여 만든 사람 모습과 그것을 통과하는 빛. 세상 속에 주인공이라기보다

내 몸을 통과해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몸속의 작은 틈으로 보내버릴 수밖에 없는 상태

이 작품에는 이런 아련한 느낌이 전달됩니다.

 

 

 

동적인 모습의 이 작품은 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느낌도 있고요. 나눠져 있는 공간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수동적이라기보다 능동적으로 빛을 빨아드리는 것 같았습니다.

 

 

 

 

중절모와 빨간 구두 그리고 빨간 가방을 들고 있는 신사의 모습입니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끝까지 걸어간 한 중년의 모습을 보는 듯 한 모습과

조금 다르게 생각해서 자신이 걸어가는 만큼 허공에 길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요술 같은

이야기까지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낙산 공원은 처음 찾아가본 곳이었는데 정상까지 오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한적한 공간 마련되어 있어서 혼자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것 같았습니다.

서울을 이렇게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뿐더러 멋진 예술 작품이 주변에 설치되어 있으니

더욱 분위기가 있겠죠!

 

 

자 이제 세 번째 완만한 내리막길 코스입니다. 

우울하고 우중충한 시멘트벽에 저렇게 벽화를 그려 놓으니 벽 자체가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화동에서는 곳곳의 풍경이 바로 작품인 것 같았습니다.

상당히 오래된 듯한 계단과 건축물들 그리고 오랜 세월을 짐작하게 하는 우체통.

시선만 잘 잡는다면 의미 있는 풍경 사진들을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벽화는 마치 아이들의 놀이터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가스 파이프에 매달려 장난을 치고 있는 아이

그리고 저 파란 하늘까지 올라갈 것만 같은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

모두 순수했던 어린 시설 모두가 경험했을만한 추억의 이미지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화동에서 만난 이국적인 풍경 입니다.

건물의 구분이 없이 붙어 있는 집들과 뾰족한 지붕, 그리고 계단.

낯선 형태의 집들인 것은 분명하죠?

 

 

 

 

파란하늘 자체가 그림인 듯 한 이날 오후.

이화동은 자신의 색을 열심히 뽐내는 것 같습니다. 

 

 

아크릴 판으로 만든 간판입니다.

이화동에서 들리는 피아노 소리는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학원에서 배웠다며 들려주는 자식의 피아노 소리를 흐뭇한 미소로 지으며 들어주는 아버지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이화동을 조금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사진입니다.

많은 세대가 좁은 공간에 모여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네요.

 

 

옛날 모습을 간직한 듯한 동네 슈퍼마켓!

부모님께 "백원만 ~백원만~"하며 두 손을 내밀었던 기억이 생각합니다. 

당시엔 백원으로 참 할 것이 많았어요!^^

 

 

저 자리에 앉아서 하루종일 오락만하다가 귀를 잡혀 끌려 갔던 아이들도 있었죠?^^

  

 

 

 

"전신주가 참 오랜 된 것 같다"하는 생각에 가까이 나가가 표시된 것을 읽어보니!

1954년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네요^^: 정말로 54년도에 만든 것일까요?

나무로 된 전신주라는 것만으로 오랜 세월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50년이 넘은 것이란 생각은 못했거든요.

 

 

 

자 오늘을 네 번째 계단 코스입니다.

한칸 한칸 숫자를 써서 마치 위에서 부터 숫자가 쏟아져 내려오는 듯 한 느낌입니다.

알록달록한 색 또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에 하도 미술품이 많아서 이제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다 작품 같습니다.

계단을 촬영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벽면의 그림. 뱀을 묘사한 것 같은데요. 처음엔 누가 대충 그어서

뱀과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사진을 바라보니 의도적으로 뱀을 표현한 것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그림은 한 마리 참새처럼 보이고요!

 

 

자 조금만 내려가면 언론에 많이 소개된 또 다른 계단이 있다고 하니 다시 발걸음을 옮겨보겠습니다.

 

 

 

 

그 유명한 계단입니다.

사실 계단을 미술품으로 장식한 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이화동이 높은 곳에 있는 동네라 고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이 참 힘든 코스일 것 같은데,

오르기 힘든 계단을 꽃길로 만들어 심리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칸 한칸 계단을 오르며 각기 다른 모양과 색의 꽃을 바라보면 기분도 좋아질 것 같았고요. 

 

 

자 이제 마지막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 코스만 남았네요.

그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이화동 풍경 사진을 몇 장 보여드리겠습니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마치 그림에서 본 듯한 이화동의 풍경입니다.

구분이 없이 붙어 있는 수많은 집들 그리고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 그분들에게 이곳의 미술작품들은

어떤 의미일까요?

 

 

 

자~이 골목은 서울시에서 아름다운 골목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파란 하늘과 절벽 같은 바위벽, 그리고 미술 작품들, 하나하나가 어우러져 한 작품이 된 것 같네요.

 

 

 

 

작은 다리 밑으로 들어오는 노을빛이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다리 아래 벽을 장식하고 있는 타일 미술작품입니다.

각각의 그림은 마치 아이들이 벽에 그림을 그려놓은 듯 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화동에서는 컨테이너 박스도 작가의 손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본래의 모습이라면 단색의 우울함이 느껴졌을 텐데 이제 하나의 작품이 되었네요.

 

 

이곳의 그림들은 이화동을 추상적으로 묘사한 자화상이면서 때로는 그들의 삶을 직선적으로

나타내주기도 합니다.

작품이 이 마을과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겠죠.

 

 

오늘 이화동을 돌아다니며 공공미술이 어떤 것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운동이 이 마을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다 줄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곳.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란 기대감에

한장 한장 소중하게 이미지를 담아보았습니다.

대학로와 몇 분거리로 연결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의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져 촬영 내내 마음이 무거운 면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소외된 곳에 따뜻한 관심이 이어지도록 이런 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토마토아기 고유석이었습니다.

 

 

 

 

출처 : 문화예술
글쓴이 : 고유석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