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락사락 비단 치마와 솜버선, 꽃수 놓은 색동저고리…. 아이들에게도 설빔은 설렘 그 자체다. 머리맡에
새 옷을 놓고 함박 미소를 머금고 잠들고, 설날 아침이 되면 누구보다 일찍 눈 뜨고 일어나 옷을 걸쳐 보며 헤헤 웃는다. 아이가 입는 한복은
그래서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오래도록 알록달록한 추억을 남긴다.
안타까운 것 하나는 아이들이 화초처럼 쑥쑥 큰다는 것. 제아무리 넉넉하게 맞췄던 한복도 몇년 지나면 금세 깡총해진다. 유행도 금방 바뀌는 편이다. 사들일 당시엔 곱고 예뻤던 옷인데 어느새 촌스러워 보일 때도 있다. 빛깔 고운 우리 아이 한복, 오래오래 화사하게 입힐 방법이 없을까? 국내 유명 한복 디자이너들이 작아진 한복을 티 안 내고 예쁘게 입히는 법을 살짝 귀띔해줬다.
◇비단 치마 아랫단에 스란을
'한복 린'의 김민정 디자이너는 "아이 치맛단이 짧아질 때쯤에 스란이나 조각보를 덧대면 감쪽같이 예쁘다"고 했다. 스란은 금박을 박아 선을 두른 치맛단을 일컫는 우리말이다. 옛날 궁중이나 반가(班家)의 부녀자들이 치마를 장식할 때 썼던 것으로 용이나 봉황의 무늬를 새긴 것이 많다. 김민정씨는 "치맛단이 엷은 보랏빛 비단이면 그 아래엔 은은한 은빛 봉황 무늬 스란을 덧대는 식이다. 짧아진 치마 길이를 늘이는 데도 효과적이고, 밋밋했던 옷을 한결 풍부하게 살릴 수 있어서 여러모로 실용적"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것 하나는 아이들이 화초처럼 쑥쑥 큰다는 것. 제아무리 넉넉하게 맞췄던 한복도 몇년 지나면 금세 깡총해진다. 유행도 금방 바뀌는 편이다. 사들일 당시엔 곱고 예뻤던 옷인데 어느새 촌스러워 보일 때도 있다. 빛깔 고운 우리 아이 한복, 오래오래 화사하게 입힐 방법이 없을까? 국내 유명 한복 디자이너들이 작아진 한복을 티 안 내고 예쁘게 입히는 법을 살짝 귀띔해줬다.
◇비단 치마 아랫단에 스란을
'한복 린'의 김민정 디자이너는 "아이 치맛단이 짧아질 때쯤에 스란이나 조각보를 덧대면 감쪽같이 예쁘다"고 했다. 스란은 금박을 박아 선을 두른 치맛단을 일컫는 우리말이다. 옛날 궁중이나 반가(班家)의 부녀자들이 치마를 장식할 때 썼던 것으로 용이나 봉황의 무늬를 새긴 것이 많다. 김민정씨는 "치맛단이 엷은 보랏빛 비단이면 그 아래엔 은은한 은빛 봉황 무늬 스란을 덧대는 식이다. 짧아진 치마 길이를 늘이는 데도 효과적이고, 밋밋했던 옷을 한결 풍부하게 살릴 수 있어서 여러모로 실용적"이라고 했다.
- 4일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 있는 윤씨 가옥. 하음이와 영우는 이곳에서 금세 친해졌다. 하음이는 스란을 덧댄 한복치마를 입고 손에 토시를 꼈다. 영우도 털이 붙은 귀마개를 하고 손토시를 꼈다. 아이들은 “안 추워서 좋다”면서 함께 까르르 웃었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촬영 협조= ‘한복린’ ‘바이단’(한복), ‘ 라이크 어 유키’정아 디자이너(헤어), 모델=박하음·이영우, 장소=남산골 한옥마을.
'바이단'의 정원경 디자이너는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놀아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바닥에 길게 끌리는 치마는 불편하다"면서 "짧아진 치마를 동강 치마로 수선해서 입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했다. 동강 치마는 치맛단이 무릎 아래쯤까지 내려오는 짧은 치마를 가리킨다. 동강 치마를 입고 그 아래 주름 장식이 풍성한 속바지나 속치마를 입으면 오히려 어린이답게 앙증맞은 멋을 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실속 있다는 것.
동강 치마로도 조금 짧다 싶을 땐 속옷 대신 발레복의 일종인 튀튀(tutu) 치마를 입혀도 좋다고 했다. "한복 치마 아래로 비죽 나와도 귀엽거든요. 주름이 풍성한 시폰 치마도 괜찮습니다."
◇소매가 짧아지면 털 토시로
김민정 디자이너는 "털 토시로 짧아진 소맷단이나 바짓단을 감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한복 옷감과 비슷한 빛깔의 누비 토시나 털 토시를 골라 팔이나 바짓단에 끼워주면 그만이다. "소맷자락이나 바짓단을 슬쩍 덮어주니 좀 짧아져도 이를 쉽게 감출 수가 있는 데다 따뜻하게 방한(防寒)까지 되니까 아이에겐 여러모로 좋다"는 것이다. 저고리가 깡총해지면 배자(추울 때에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 조끼와 비슷하다) 또는 전복(조선시대 결혼 전 남자들이 입던 옷. 소매가 없고 허리에 전대를 두른다)만 새로 맞춰서 덧입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새로 한복을 맞추기 어려울 땐 요즘 유행하는 털 조끼 등을 덧입혀도 괜찮다. 제법 한복과 잘 어울린다. 김 디자이너는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조금 튀게 입혀도 어색하지 않다"면서 "복슬복슬한 양털 조끼, 화려한 인조 털 조끼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남매 옷 맞출 땐 채도와 명도를 약간 다르게
'윤의한복'의 윤은숙 디자이너는 시간이 지나도 덜 촌스러워 보이는 한복 입기를 몇 가지 제안했다. "남자 아이들은 워낙 이리저리 뛰어놀다 보니 한복도 금세 더러워지고 얼룩이 많이 생긴다. 처음부터 너무 밝은 빛깔보단 조금 짙은 빛깔의 바지나 저고리를 고르고, 대신 고름 등에 밝은 천이나 조각보를 넣어 화사한 멋을 살리면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충고다. 또 "남매 옷을 함께 입힐 땐 서로 채도와 명도를 약간 다르게 하는 것이 낫다"고도 했다. "둘 다 화려하거나 둘 다 어두우면 오히려 서로 돋보이질 않거든요. 함께 사진을 찍을 때를 고려해 채도와 명도를 약간 다르게 골라야 오래오래 어울리게 입힐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