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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포저 관련 서울시 토론회(7월 16일)
서울시민, 디스포저 사용의사 높아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유기영 연구위원
1985년부터 약 10년 정도 사용됐다가 1995년 수질오염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환경단체 등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사용이 중지된 음식물쓰레기 분쇄기. 일명 디스포저는 주방에서 음식물 찌꺼기나 생선뼈 등을 분쇄해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장치다. 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분리수거할 필요가 없어 꽤 편리한 설비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미국영화에서 보면 주방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싱크대로 버리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가구 내에서 보통 비닐봉지나 수거통에 음식물쓰레기를 모아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비치된 곳으로 옮겨 버려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가사노동으로 부부싸움도 종종 일어난다는 주부들의 하소연이 있을 정도로 꽤 귀찮고 번거로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에 최근 서울시는 디스포저의 도입여건과 시범사업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관련기사 7면 참조】
이날 물론 서울시가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를 위해 환경오염을 무릅쓰고 디스포저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반대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편리성, 용이성 등을 두루 갖춘 디스포저 사용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는 의견도 다수를 차지했다. 이날 행사에서 ‘주방용오물분쇄기 도입여건과 시범사업 방안’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유기영 연구위원을 만나 디스포저의 도입여건, 시범사업의 내용과 추진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포저 사용 연구 절실 일본, 1990년대부터 연구 집중
일본의 경우 1955년부터 디스포저의 사용이 시작됐다. 그러나 오수배관, 하수관거 및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영향 등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돼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 결국 디스포저의 사용을 중지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국가가 주도해 디스포저 이용을 검토하고 하수도 정비지역과 미정비 지역에서의 오염부하 등을 연구했다. 공동주택에서 실증실험 등을 거쳐 2007년 현재 수도권에는 전국 설치수의 약 70%가 디스포저 오수처리시스템을 설치했다.
이웃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사실 디스포저 사용을 위한 연구 등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1995년 오수분뇨 및 축산폐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 제17조 및 동법 시행령 제4조의 2 규정에 의해 디스포저의 판매사용을 금지한 후 2002년과 2006년 두 번의 토론회가 열려 디스포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번번이 음식물쓰레기는 자원이라는 인식 및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아 반짝 관심으로 끝나버렸다.
이에 서울시정개발원에서는 음식폐기물의 분리배출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 호소와 현 처리시스템에서 다양한 어려움이 상존한다는 배경 하에 음식폐기물처리 개선방안 학술연구사업을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유기영 연구위원은 음식폐기물 분쇄기 사용에 따른 가정오수 변화 분석, 적합한 옥내배관조건, 하수도 수용성 검토, 경제·환경적 효과 평가 등을 비롯해 서울의 음식폐기물 종합관리체계 등을 주요내용으로 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포저 설치비용 최고 약 280만원 시민 설치희망 기대비용과 격차 커
기존주택에 디스포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주방의 싱크대 하단부분에 40×40×40㎝의 분쇄기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후 충분한 물을 공급해 분쇄음식물이 분쇄기 및 관거로 이동할 수 있도록 1분당 8ℓ(일본의 권장사항)의 물이 공급돼야 한다. 특히 공동주택에서 옥내급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옥내 물 사용에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유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기존 공동주택에서 디스포저 설치비용은 105㎡ 공동주택을 기준으로 기존 옥내배관을 이용할 경우 가구당 48만~228만원, 주방용 배관을 별도로 설치할 경우 109만~289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유 연구위원은 “시민들이 원하는 디스포저의 설치비용은 약 20만원 수준인데 사실 이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설치를 원하는 경우 지불의사, 싱크대의 공간확보, 사용방법 준수, 국내 배관기준에 적합한 옥내배관의 시공과 유지, 배수맨홀의 구조변경 등의 조건이 만족되면 공동주택에서 디스포저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한다.
그러나 단독주택의 경우는 수평배관이 길고 경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디스포저를 사용하는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저포저 사용 시범사업 추진 향후 법·조례 등 정비해야
디스포저 사용은 공공하수관거와 밀접한 영향을 갖는다. 서울시의 경우 합류식관거(하수를 실외로 배출시킬 때 오수나 빗물을 같은 하수관으로 흐르도록 하는 방법)가 86.7%를 차지하고 분류식관거(오수와 빗물을 따로 구분)는 9.1%다. 대부분이 합류식관거 지역으로 관내 적정유속을 유지 못하면 분쇄음식물은 퇴적을 유발하고 강우 시 공공수역으로 방류될 수 있다. 분류식관거 지역도 우수토실이 있는 차집관을 통과하면 분쇄음식물을 공공수역으로 방류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분쇄음식물의 투입이 가능한 공공하수관거의 조건은 차집관거의 우수토실이 지나지 않으며 배출원에서 하수처리장까지 최소유속(1초당 0.6m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유 연구위원은 “서울시에서 유수지를 경유하는 서남처리구역은 관거의 최소유속에서 전구역이 부적격하며 최소유속에서 탄천처리구역의 일부지역만 가능하나 이 역시 대부분 단독주택과 노후 아파트 지역”이라며 “나머지 지역은 퇴적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미분쇄하거나 입자물질들을 사전에 제거하고 공공하수관거에 투입해야 디스포저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하수관거와 공공하수처리장으로 분쇄음식물의 유입을 허용하는 경우 배출원에서 분쇄음식물을 사전 처리하는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디스포저 배수처리시스템과 유사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디스포저 사용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유 연구위원은 “디스포저의 효용성에 대한 주부들의 체험적 평가와 현 옥내배관의 적응성 및 개선점 , 가정오수의 성상변화와 이송과정에서의 변화, 사전처리시설(오수처리시설)의 기본적인 설계요소 등의 파악을 위해서 시범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은 모든 생활오수와 하수처리시설을 직접방류하는 직투입지역과 사전처리시설 설치지역으로 나눠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유 연구위원은 “디스포저 배수처리시스템의 성능기준 및 인증방법 등의 연구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관리도 중요하다”며 “향후 운영관리자 지정 의무화, 사전처리시설의 운전여부 및 방류수 점을 비롯해 하수도법 개정, 서울시 하수도조례 개정, 디스포저 배수처리시스템 사용규칙 제정, 하수도 사용료 부과 등도 정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음식물쓰레기 배출 불편 호소 응답자 60%, 디스포저 사용 적극 찬성
최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디스포저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해 응답자의 50%가 불편함을 느꼈으며 공동주택에서, 연령이 낮을수록,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가구원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불편을 느꼈다. 아울러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위한 보관과정에서 냄새가 발생해 가장 많은 불편을 호소했다.
음식물폐기물 관리에서 서울시가 노력할 사항에 대해 편리한 배출처리방법을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디스포저의 사용에 대해서는 연령과 수득수준이 높을수록 강한 인지도를 보였으며 응답자의 60%는 적극 찬성했다. 설치비용은 20만3,370원 정도라면 비용지불의사가 있음을 나타냈다.
유 연구위원은 “디스포저의 사용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설치하는 지역주민들의 사용의사 및 분쇄기 작동 시 충분한 물 공급으로 원활한 옥내배수, 공공하수관거에 침전을 방지하는 충분한 유속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아파트신문 설희선 기자입니다.
2008/07/23 [09:49] ⓒ한국아파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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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홍채과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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