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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음 중 와인이 아닌 것은?

falcon1999 2009. 6. 19. 21:18

다음 중 와인이 아닌 것은?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6.19 11:55

 
① 맥주병 모양 빼닮은 '버니니'

② 복잡한 레이블 과감히 버린 '핑크'

③ 음료수캔 아닙니다 '바로크 와인'

④ 1.5ℓ 항아리단지 '칼로로시'

빨대 꽂아 먹고 얼음넣어 마시고

발칙한 상식파괴 마시는 재미 더해


'대중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없앤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남성용 소변기를 작품화한 마르쉘 뒤샹, 컬트 영화의 기수 쿠엔틴 타란티노, 가죽옷을 입고 바이올린을 켜는 나이젤 케네디….'

이들의 공통 분모는 발칙한(?) 비주류라는 점이다. 와인 세계에도 개성으로 똘똘 뭉친 이단아들이 떴다. 정형에서 벗어나 '마이 웨이(My Way)'를 외치는 신세대 와인들이다. 정통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끌린다. 와인답지 않은 파격적인 병 디자인은 시선을 잡아끈다.

맛과 함유 성분, 즐기는 방식 등에서의 파괴자(?)들도 고유의 매력으로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지금은 비록 와인 매장의 귀퉁이 신세지만 와인의 대중화와 함께 무대 중심에 설 날도 꿈꾼다. 미국에서 지난 1960년대 기성의 가치에 딴지를 건 히피 문화가 결국 주류의 자리를 꿰찬 것처럼 말이다.

금양인터내셔널 유동기 마케팅 팀장은 "독특한 병 디자인은 젊은 소비층을 사로잡고, 격식을 벗어 던진 와인은 문턱을 낮춰 초보들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시각적인 즐거움에 마시는 재미까지 더한 튀는 와인들을 소개한다.



▶평범함은 가라…항아리, 맥주병 모양부터 캔 와인까지


=겉모습만 보면 '와인 맞아?'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품들이 있다. 미국산 와인 '칼로로시 레드 상그리아'(1.5ℓ 기준, 1만5000원)는 항아리 모양의 병에 손잡이가 달려 있다. 누구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용기 디자인은 부담없는 저도수의 달콤한 맛과 더불어 대중에게 어필한다. 이에 맞춰 용량도 1.5~4ℓ로 다양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호주산 '옐로우 글렌 핑크'(3만5000원)는 여성들의 날씬한 허리를 연상시키는 병모양에 복잡한 레이블을 없앴다. 대신 '핑크(Pink)'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새겨져 있다.

낯선 디자인 덕분에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된다. 로맨틱한 핑크빛에 입안 가득 톡 쏘는 거품은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겉모습이 맥주를 빼닮은 와인도 등장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생산된 '버니니'(340㎖/5000원)가 대표적이다. 병 모양과 마개, 크기까지 맥주와 흡사하다. 5%의 저도수에 탄산을 함유한 버니니는 과일향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맥주처럼 와인 잔 없이 병째 들고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캔 와인도 '튀는 와인'에 속한다. 국내에선 호주산 '바로크 와인'(6900원)이 캔 와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병 내부를 특수 코팅 처리해 와인이 닿는 금속으로 인한 맛의 변질을 막았다.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의 와인들도 격식을 벗어던졌다. 프랑스 로제 와인 '도멘느 오트 방돌로제'(8만원)는 몸통이 불룩한 고대 항아리 '암포라' 형태로 우아한 멋이 느껴진다.

독일의 아이스와인 '블루넌 아이스바인(375㎖/12만원)'은 푸른색의 길쭉한 병에 금색 레이블이 돋보인다. 풍부한 과일향이 달콤함과 어우러져 와인 초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초콜릿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강한 단맛이 초콜릿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성이나 젊은층이 주로 특이한 용기 디자인의 와인을 찾곤 한다"면서 "와인 대중화에 맞춰 향후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제품을 전시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얼음 넣어 즐기고, 빨대 꽂아 마시고~

=와인의 정통 파괴는 외관에 그치지 않는다. 와인 성분이나 즐기는 법도 파격으로 치닫고 있다.

'블루넌 골드 에디션'(2만5000원)은 와인 속에 22캐럿의 금가루가 들어 있다. 와인잔에 따라 살짝 흔들면 반짝이며 흩날리는 금가루가 이색적이다. 얼마전 종영한 TV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선 'F4'가 즐기는 귀족 와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중저가다. 스파클링 와인으로 아페리티프(식전주)나 디저트 용으로도 적합하다.

보통 와인은 눈으로 즐기고, 스월링(swirlingㆍ잔을 돌려 와인 향을 발산시키는 것) 후 음미한다는 정석도 깨졌다. 잔에 따르지 않고 와인병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것은 요즘 클럽 파티의 흔한 풍경이다. 시초는 파리의 한 패션쇼였다. 모델들이 옷을 갈아입는 사이 틈틈이 갈증해소를 위해 빨대로 와인을 마신 데서 유래한 것. '프레시넷 코든 니그로(200㎖ㆍ1만원대)'가 대표적이다. 톡 쏘는 탄산의 기운이 몸 속까지 전해지는 시원한 와인으로 쌉쌀하면서도 풍부한 아로마 풍미가 매력적이다.

과거에는 상극이었던 얼음과 와인도 친해졌다. 얼음을 넣으면 맛이 희석돼 와인에는 얼음을 넣지 않는 게 통례였다. 하지만 위스키처럼 얼음과 함께 하면 오히려 제맛인 제품도 잇따라 등장, 여름 와인으로 인기다. '블루넌 아이스 핑크'(375㎖ㆍ5만원)는 일반 와인과는 달리 얼음을 가득 채운 온더락 잔에 마신다.

얼음 양에 따라 알코올 도수를 조절할 수 있어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도 부담없다. 딸기 시럽같이 투명한 레드 빛에 정제된 부케, 농익은 포도의 아로마를 가진 와인이다. 얇고 길쭉한 모양에 붉은 색상의 병도 시선을 끈다. 호주산 '로즈마운트 오(O)'(3만9000원)는 아예 얼음을 넣어 마실 수 있도록 제조돼 여름 특수 잡기에 한창이다. 얼음을 넣어야 산도가 마시기 적합한 수준으로 맞춰진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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