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전국이 영하 기온에 꽁꽁 얼어붙었다. 이 계절에는 어깨를 움추리고 있지만 말고 당당히 나서서 동장군을 만나러 가는 것도 좋겠다. 포천에서는 동장군 축제(2009.1.2 ~ 2.1)가 시작되었고 강원도 화천에서는 산천어 축제(2009.1.10 ~ 1.27)가 계속되고 있다. 가평 자라섬에서는 자라섬 씽씽 겨울바람축제(2009.1.10 ~ 1.18)가 이번주까지 이어지고 그 뒤를 이어 인제에서는 빙어축제(2009.1.30 ~ 2.2)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겨울축제하면 눈꽃축제가 으뜸이다. 일단 이름부터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축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개최지가 왠지 눈으로 뒤덮여 있을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용평 스키장으로 유명한 대관령 눈꽃축제는 오늘부터 주말(2009.1.15 ~ 1.19)까지 이어지고 태백산 눈꽃축제는 설지나 월말부터 2월초까지 계속된다(2009.1.30 ~ 2.8).
- 태백산 눈꽃축제에서 타보았던 개썰매 -
그렇지만 이번 겨울여행을 준비하면서 눈꽃축제나 동장군 축제, 산천어 축제로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2년전에 태백산(태백산 눈꽃축제 후기)으로 다녀왔던 탓도 있지만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눈꽃축제와 같은 행사는 오랜시간을 찬바람과 함께하며 야외에서 지내야하는 탓에 노약자에게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실내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러한 사항을 최대한 고려해서 일정을 잡아 보았다.
이번 여행의 핵심은 캠핑카와 기차펜션이다. 캠핑카는 2006년 10월 결혼기념일을 맞아 다녀왔던 곳이기도 하다(동해 망상해수욕장 캠핑카에서의 하루). 당시에는 휠라이프(www.feelife.co.kr)라는 곳에서 4인용을 5만원에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굳위크엔드(www.egoodweekend.com)에서 5인용을 8만원에 예약했다. 4인승과 5인승의 차이는 침대에 있는데 4인승은 싱글침대가 2개이고 다른 침실은 식탁을 변신해서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5인승은 2층침대와 함께 더블침대가 고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식탁을 접었다 폈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망상 해수욕장에서 A사이트는 바닷가 가까이에 캠팽카가 위치해있다 -
그리고 각 차량들은 위치에 따라 A, B, C로 구분되는데 A사이트는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서 조망이 좋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일 비싸고 가장 뒷쪽에 위치한 C사이트는 바닷과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여름이라면 C도 나쁘지 않지만 이번에는 바닷가에 자리잡은 A사이트로 골랐다. 바닷가를 거닐지 않고도 캠핑카에서 실컷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은은한 음악과 함께 커피한잔 마시면서 바라보는 일출이라니... 고급 카페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캠핑카에는 왠만한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일반 콘도처럼 필요한 것은 모두 구비되어 있으므로 콘도 이용하듯이 이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스카이 라이프까지 설치되어 있으므로 심심할 일도 없다. 추운 날씨만 아니라면 캠핑카 바로 옆에 위치한 탁자에서 오붓한 시간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추위 속에서는 아마도 그러한 정겨운 모습을 연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누워서든지 앉아서든지 편한 자세로 일출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캠핑장에서는 묵호항이 가깝다. 회가 생각난다면 묵호항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 경우에는 캠핑카에서 저녁을 해먹는 또 다른 재미를 놓칠 수도 있다. 묵호항에서 신선한 회를 먹을 것인가 아니면 캠핑카에서 즐겁게 요리를 할 것인가는 순전히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박을 할 생각이라면 한번은 회를 먹고 또 한번은 요리를 해도 좋겠지만 한여름 해수욕장이 아니고서는 2박이나 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닐 것이다.
둘째날은 정선으로 향해야 한다. 기차펜션이 정선 구절리역에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십중팔구 캠핑카에서 체크아웃하고 기차펜션에서 체크인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남을 것이다. 그렇게되면 레일바이크를 타보자(정선 레일바이크의 환상적인 추억). 이용요금이 2인용 1만8천원과 4인용 2만8천원으로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번쯤 타볼만한 명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집으로 향하게될 토요일에 이용해볼 생각이다. 그럼 그 사이에는 무엇을 하는게 좋을까.
- 아라리촌에서는 시간이 멈춰진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
정선여행을 나서보자. 정선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아리아리투어(www.ariaritour.com)에서 좋은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순서는 추후에 정하기로 하고 결정한 곳은 정선의 민속촌인 '아라리촌'과 아우라지강에 위치하고 있는 '정선아리랑 전수관' 그리고 정선아리랑학교에 있는 '추억의 박물관'과 장맛이 일품이라는 '메주와 첼리스트' 등이었다. 아라리촌은 가봤지만 다른곳은 처음이어서 기대되기도 하거니와 특히 아우라지강에는 끈으로 건너는 '아우라지 뗏목'이 있다고 한다. 이용해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정선오일장도 들러볼만 한데 문제는 2-7장이어서 토요일에나 장이 설것으로 예상된다.
정선기차펜션은 통일 1,2호와 무궁화 1,2,3호 그리고 새마을 2,3,4호로 구성되어 있다. 통일 1,2호와 무궁화 2,3호는 2인이 정원인 양실이고 무궁화 1호는 2인용 한실이다. 가격은 주중과 주말 구분없이 모두 7만원이다. 반면 새마을 2,3,4호는 4인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요금은 역시 주중과 주말 구분없이 모두 10만원이다. 객차를 계량해서 펜션을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하거니와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침실 옆에 크게 마련된 기차 창문이었다. 누워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 기차카페는 실시간으로 예약이 가능하지만 인기가 좋아 방잡기가 쉽지 않다 -
실내에는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갖춰져 있다고 한다. 에어컨과 TV, 냉장고는 물론이고 생수대와 인터넷PC까지 제공한단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취사가 금지되어 있어 취사도구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발코니에서까지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하니 취사시설을 지참하면 요리를 해먹을 수는 있겠다. 물론 근처 여치카페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는데 스파게티와 돈까스가 6~7천원선이라고 한다. 기차펜션의 예약은 코레일투어(www.korailtours.com)에서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인 토요일에는 레일바이크를 탈 예정이다.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4회를 운행한다고 하니 11시 정도가 적당하겠다. 짐을 정리할 여유도 있고 정선역에서 산책할 시간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마지막 시간대에 이용했더니 정선역에서 황급히 되돌아와야 해서 그 일대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경험도 있기에 이번에는 좀 여유를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 레일바이크는 이제 정선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
이번 여행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큰아이를 위해 다소 급하게 준비된 일정이다. 중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초등학교 시절보다 시간내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매년 10월 3일 결혼기념일에는 휴가를 내서 가족이 여행을 다녔었는데 중학교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탓이다. 주말에는 캠핑카도 그렇지만 기차펜션을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방학을 맞아 평일에 이용하려고 하니 딱 하나 남은 새마을 2호를 잡을 수 있었다. 부디 이번 여행도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아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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