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류한 것/스크랩

[스크랩] 서태지 논란, 어처구니없는 무지의 결과

falcon1999 2008. 12. 5. 17:41

출처 : http://isblog.joins.com/fivecard/235

서태지 논란, 어처구니없는 무지의 결과

기양 살다가 확 | 2008/12/05 16:09 | 송원섭

 

서태지가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바람에 SBS TV '김정은의 초콜릿' 출연이 무산됐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과거에도 서태지의 특별 대우 요구 - 이를테면 사전 녹화 - 가 문제가 된 적이 있기는 했죠. 하지만 세상이 변해 요즘은 웬만한 가수는 웬만한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사전녹화를 합니다. 이번엔 뭐가 특별 대우일까 내용을 읽어 봤습니다.

내용을 보다 보니 쓴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장인 즉, 서태지가 주장한 특별 대우란 '편집 참여'와 '특별 음향 설비 마련'이라는 것이며, 제작진은 "서태지가 PD의 고유 권한인 편집권을 요구했으므로" 요구를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왜 웃음이 나왔을까요. 방송사에서 음악 프로그램이 어떻게 제작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 얘기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갖고 인터넷에서 서태지를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난하는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해당 PD가 'PD의 고유 권한인 편집권을 요구해서 거절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방송가에선 오래 전부터 서태지 아니라 다른 가수들도 얼마든지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김정은의 초콜릿' 등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TV 쇼에 나갈 때, 여건이 되는 가수들은 거의 모두 자신의 프로그램을 스스로 편집합니다. 그렇습니다.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이승철이며 김장훈 등 많은 가수들이 직접 편집권을 행사해왔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가수들은 라이브 공연이라도 할라치면 대단히 세심하게 자신의 무대와 음향을 손질합니다. 몇번이고 조율을 하면서 스피커의 방향이나 각 악기 사이의 음량 균형을 맞춰 최고의 소리가 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하지만 불행히도, TV 라이브 프로그램에서 2,3곡을 부르기 위해 그만한 정성을 기울일 수는 없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한국적인 여건에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들 가수들은 대신 자신들의 출연분을 가져다 오디오와 비디오를 함께 편집합니다. 물론 이미 치러진 녹음에서 손질을 하는 정도일 뿐, 새로 녹음을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런 손질 과정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음질은 놀랍게 좋아집니다. 또 녹화중의 커트나 카메라의 방향 등도 얼마든지 PD와 가수, 혹은 제작자 사이에서 협의가 가능합니다.

방송사에서도 이런걸 '편집권 침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방송사가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구현해주지 못하는 좋은 품질의 방송을 위해 가수나 제작자가 노력을 보탠다고 생각하죠. 이런 걸 말릴 PD는 대한민국에 없습니다.

그런 탓에 저 기사를 처음 봤을 때 의아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상식이 되어 있는 일을 서태지가 주장한다고 해서 거부한다니. 만약 방송사측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있다면, 서태지가 너무나 큰 비용이 드는 촬영을 요구하고, 그것이 제작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일 겁니다. 하지만 기사엔 분명히 'PD의 권한을 침해' 했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후배 기자에게 담당 PD의 발언을 확인해보게 했습니다. 역시나더군요. "출연을 거절한 일도 없고, 몇가지 요구를 받았지만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대부분 수용할 생각으로 현재 의견을 조율중" 이라는 거였습니다. 기사에 대해선 "뭔가 오해가 있었던 듯 하다"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이 문제 때문에 흥분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이제 마음을 좀 가라앉히시기 바랍니다. 서태지는 '김정은의 초콜릿'에 출연할 수도 있고, 출연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서태지가 요구한 것은 일반적으로 현재 방송가에서 'PD의 권한 침해'로 간주되는 것들은 아닙니다. 만약 출연이 없던 일이 된다면 무슨 다른 이유 때문일 겁니다.

서태지는 치졸하게 변한 것도 아니고, 서태지만이 요구할 수 있던 엄청난 일을 요구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다른 가수들도 하는 요구를 한 것 뿐입니다.

그냥 그렇다는 얘깁니다.^^


p.s. 똑같은 기사가 수십개 인터넷을 떠돌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p.s.2. 저희 기자가 쓴 좀 긴 글을 링크합니다.

'서태지, 방송사에 까다로운 요구... 비난 받을 일인가?'

http://isplus.joins.com/enter/star/200812/05/2008120516440804760201000002010400020104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