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오전 11시 20분경 인천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 중국 대련(大連)에서 출발한 국제여객선 ‘DA-IN호’가 도착했다. 양 손에 짐을 가득 든 승객이 몰려들자 국립식물검역원 소속 검역관들의 눈매는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 입국시 반입하는 수입금지품목은 압수해 냉동 후 전량 소각처리 한다 >
몇 분이 지났을까. “아무 것도 없다”는 승객과 검역원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참을 실랑이 끝에 승객이 가방을 내려놓았다. 가방 안에는 호두, 마늘, 인삼을 비롯한 과실 및 채소가 한 가득이었다. 호두 및 흙이 묻은 식물은 모두 압수대상. 신고하지 않은 과실 및 채소, 반입금지 품목에는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병해충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승객은 “과실이나 채소를 들여오면 안 된다는 것을 정말 몰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날 여객선 한 척에서 적발된 국내반입금지식물은 자두, 양파를 비롯한 과실류 및 채소류로, 그 무게는 무려 14.5kg에 달했다. 검역원은 과실 및 채소 반입자 9명을 적발하고 압수품을 모두 폐기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귀국 시 이들이 들여오는 반입금지식물 적발 건수 또한 증가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인천항을 통해 반입을 시도하다 적발 및 폐기된 금지식물은 총 218건(276kg)이다. 이와 비교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7월(7.29까지)의 적발 건수는 266건(352kg)에 달했다. 약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에 국립식물검역원은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휴대식물검역강화기간을 설정해 식물방역법 위반행위자에 대해 X-ray 등을 이용한 집중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검역원은 “과실 및 채소는 얼마든지 가져와도 된다 고 생각하는 승객이 대다수”라며 해외에서 식물류를 반입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검역당국에 자진신고 할 것을 당부했다. 신고는 본인의 휴대물품 정보를 기재한 여행자 세관 신고서(기내나 선체, 입국장에 비치돼 있음)를 제출하면 된다. 만일 신고하지 않고 반입한 물품이 적발될 경우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단, 건조농산물(마른고추, 고춧가루, 참깨, 마른 한약재, 마른 알콩, 녹두, 건대추, 곶감 등)은 세관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반입이 가능하다.
< 휴대한 농축수산물 등은 입국시 반드시 자진 신고하여야 한다>
< 신고하지 않은 물품 적발 시에는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신고 대상 물품 및 수입 금지 품목
신고 대상 물품
→모든 식물류: 과실, 채소, 종자, 묘목, 화훼류, 호두, 한약재, 해충, 애완용 곤충 등도 포함한다
수입금지품목(반입 시 압수 및 과태료 부과)
→과실(망고, 파파야 등), 열매채소의 생과실, 호두, 풋 콩류, 벼 종자, 고구마, 감자 등
→사과나무, 포도나무 묘목 및 분재류
→살아있는 병원균과 해충(애완용 곤충 포함)
→흙 또는 흙이 묻어있는 식물류
< 호두, 콩, 자두 등 과실류, 채소류 등은 반입금지품목에 해당된다 >
△ 식물, 왜 들여오면 안 되나.
현재 식물방역법에 따라 국립식물검역원은 화물, 우편, 여행객 등을 통해 수,출입되는 모든 식물류에 대해 병해충부착유무 검사를 실시한다. 이같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검역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병해충으로부터 우리의 자연환경과 농업자원을 보호하려는 것.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병해충이 유입되면 천적이 없어, 우리 토종 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특히 여름철 고온기는 병해충의 생육과 번식이 활발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인체에도 알레르기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에 무심코 가져온 복숭아 한 알이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 해외여행 입국시에는 되도록이면 식물류 반입을 자제하고, 반입시에는 자진신고하여 우리의 자연과 농업자원을 지키는 지킴이가 되어주세요.
국립식물검역원 홈페이지 : http://www.npqs.go.kr
농림수산식품부 대학생 블로거 기자 최승근, 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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