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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94년식 쏘나타로 연비 23km, 꿈이 아닙니다"

falcon1999 2008. 6. 11. 09:35
"94년식 쏘나타로 연비 23㎞, 꿈이 아닙니다"
조선일보  기사전송 2008-06-11 03:04 
''에코드라이브'' 대회서 MVP 수상 일산 강기종씨의 노하우 가속기·브레이크 밟는 습관 고치는 게 핵심 중형차는 시속 80~100㎞때 연료 완전연소 엔진오일 양 줄이고 에어클리너도 자주 체크해야

"연비 줄이는 하드웨어는 웬만큼 개발이 되었고, 이제는 차를 어떻게 모는가 하는 소프트 웨어가 연비를 줄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지난 6월 5일 에코드라이브 국민운동본부와 대구시가 주최한 '에코드라이브 랠리국제대회' 한국 예선전에서 최고상인 MVP를 거머쥔 강기종씨(일산·59). 강씨는 일반인들한테는 폐차 직전인 94년식 쏘나타Ⅱ 2.0으로 리터당 10.3㎞인 규정연비의 2.24배에 이르는 23.1㎞의 연비를 기록했다. 같은 기름을 넣고도 일반 차보다 두 배가 넘는 먼 거리를 운전할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그는 "국제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비밀을 지금 다 말할 수는 없다"며 대답을 살짝 미루다가 "일반인들이 소홀히 하거나 잘 모르는 에코 드라이빙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급가속, 급출발, 급제동을 삼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천천히 가속 해서 목표 속도에 도달하면 정속 주행을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정속주행은 경차 시속 70㎞, 중형차 80~100㎞, 3000cc 이상 차는 100~110㎞로 운전하는 것으로 이때 연료가 완전연소하게 됩니다. 그 순간 웬만한 차들은 연비가 20㎞ 이상 다 나옵니다. 그런 것을 핵심으로 알면, 뭐 하려고 가속기를 밟았다가 브레이크 밟았다가 하겠습니까. 운전이 리드미컬해지고, 스트레스 안 받고, 뒤 차가 이 차를 예측하니 사고도 없지요. 또, 급출발, 급제동 할 때는 유해가스가 나옵니다. 그런 점에서 공회전도 큰 문제입니다. 요즘 차들은 시동 걸고 30초 내지 1분이면 출발하는데 아무 문제 없어요. 공회전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기름 버리고 유해가스 만드는 것 아닙니까?"

대화 도중, 차가 신호대기에 걸려 잠깐 멈추자 강씨는 시동을 껐다. "스위스나 일본에서는 이렇게 신호 대기할 때 시동을 끄게 해요. 몇 분이라도 공회전을 줄이려는 거죠." 평소에도 시내 주행시 리터당 16㎞의 연비를 내고 있다는 강씨는 처음부터 이렇게 '에코 드라이버'가 아니었다. 오히려 '폭주족'에 속했단다. 10여년 전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을 맡아 바쁘게 활동할 때, 전주에서 새벽에 서울로 출발하면 속도내기에 딱 좋아서 '마구' (가속기를) 밟았다. 그 결과 속도 위반으로 1년 동안 벌금을 120여만원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iEDS(경제 운전 안내 장치)를 장착한 이후로 운전패턴이 바뀌었다. 가속기를 밟을 때마다 연료와 이산화탄소 배출양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찍혔다. 그 결과 자연스레 덜 밟게 되었고, 부담이 되던 주유비가 대폭 절약되었다. 이렇게 기계장치의 힘을 빌어 연비와 배출가스량을 꼼꼼하게 따져가며 운전하는 것을 '초정밀경제운전'이라고 한다. 이런 운전법은 일반적인 에코드라이브보다 연비가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연료 차단 장치'라는 것이 있어요. 'FUEL CUT' 기능인데, 적정 가속에 올리고 나서 가속기에서 발을 떼면 연료 소모가 없게 되죠. 이런 상태로 자동차의 흡입, 압축, 배기 기능이 풀 가동되다 보면 엔진 안에 있던 지저분한 노폐물은 싹 빠져나갑니다. 이 때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어져서 자동차와 바깥공기가 모두 건강해지죠"

자동차 정비에 있어서도 나름의 노하우를 풀어냈다. "사람들이 엔진오일을 너무 많이 넣습니다. 4리터짜리 한 통을 다 붓는데, 그러면 적정 눈금을 채우고도 남게 됩니다. 이게 오일 순환의 장애로 오고 과열의 원인이 됩니다. 엔진은 무리하게 오일을 순환시키려니까 연비가 떨어지죠. 그래서 저는 오일을 딱 3리터 넣습니다. 서울, 부산 왕복하고도 본넷에 손을 올리면 미지근한 정도예요. 또, 에어클리너 필터는 4000~5000㎞ 뛰고 나서는 봐 줘야 하구요. 황사나 먼지가 끼면 충분히 공기를 빨아들이지 못해 연비가 떨어지거든요. 값도 저렴하지만, 필터교체하고 나면 새 차 못지 않게 잘 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강씨는 운전 내내 잔잔한 물결처럼 부드럽게 차를 몰았고, 신호 대기가 길어지는 구간에서는 자동차 시동을 껐으며, '차가 더워할까봐' 그늘진 주차공간을 찾는 수고를 마다 하지 않았다. 그가 외국여행에서 보았던 '20년은 족히 됨직한 차를 평생 곱게 몰고 다녔던 핀란드 노인 부부' 모습이 멀리 있지 않았다.

에코드라이브와 친환경 운전자 선발 대회

'친환경(ecology)·경제(economic)적인 차 몰기(drive)'를 합친 '에코드라이브(ecodrive)'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에코 드라이브는 자동차 운전자 스스로 친환경 운전, 안전 운전, 경제 운전 행동을 최적화하여 배기 가스 감축, 사고 예방, 자동차 수명연장,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신개념의 운전행동을 말한다.

에코 드라이브 운전자들의 실력을 겨누는 대회로는 지난해 아주자동차 대학이 세계 최초로 '제1회 자동차 에너지효율 향상랠리'를 열었고, 올해 5월 31일 자동차시민연합에서 주최한 '친환경 운전왕 선발대회', 6월 5일 에코드라이브 국민운동본부와 대구시가 주최한 '에코드라이브 랠리국제대회'가 있었다. 국제대회로는 오는 10월 3일 에코드라이브 국민운동본부가 개최하는 '에코드라이브 랠리국제대회'가 최초이며, 주최측은 7, 8월에도 예선전을 더 가져 국내 출전자의 참여를 늘릴 계획이다. 지금껏 치러진 세번의 대회 중 가장 높은 연비기록은 강기종씨의 리터당 23.1㎞다.

 

[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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