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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홍어삼합용 돼지고기로 어울리는 부위는?

falcon1999 2010. 4. 2. 20:21

 

 

 

△ 삼합(홍어+김치+돼지고기)

 

 

간만에 택배로 홍어를 주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삼합으로 즐길 참인데요. 그러자면 김치와 돼지고기가 있어야겠죠? 마침 전라도에서 올라온 김장김치가 남아있어 그건 됐고. 문제는 돼지고기인데... 어떤 부위를 써야 삼합의 묘미를 지대로 느낄까요. 흔히 음식점에서는 삼겹편육을 주로 내는데요. 글쎄요... 삼겹살이 고가이고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위인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요. 그래서 손님들도 대체적으로 삼겹편육에는 이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삼합용으로 최고의 부위가 될 수 있을까요? 삼합은 홍어, 돼지고기, 김치가 어우러진 조화의 맛인데요. 삼겹살의 풍부한 지방에 의해 자칫 홍어의 맛이 가리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래서야 삼합을 먹는 의미가 없게 되겠지요. 물론 홍어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겐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홍어의 깊은 맛을 음미하고자 하는 분들에겐 그리 만족스런 부위가 되지는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삼겹살을 내다보니 따뜻한 상태인데요. 삼합용 돼지고기는 식어야 제대로이고, 김치와의 궁합도 좋습니다. 그럼 값도 삼겹살에 비해 덜 나가는 목살은 어떨까요? 그것도 좋긴 한데 자칫 살코기가 많아 퍽퍽할 우려가 있습니다. 해답을 얻기 위해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로 날아가 봤습니다.

 

흑산도에서 오랫동안 홍어를 팔아온 우리식당(061-275-9030)에서 주문한 삼합. 사실 이곳에선 딱히 삼합이란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홍탁을 주문하면 절로 삼합이 나옵니다. 전라도이니만큼 김치의 맛이야 의심할 것도 없고, 문제는 고기인데요. 놀랍게도 머리고기가 나오네요. 소금만 살짝 찍어 그 자체로만 맛을 봐도 전혀 느끼할 것 같지 않은 느낌. 그렇다고 퍽퍽하냐? 하면 것 또한 아니고. 이럴 때를 대비해 아껴 둔 표현이 있죠. 절묘하다!

 

맛을 보니, 역시나 틀리지 않네요. 홍어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중화시키는 이 비논리적 타당성은 또 뭐란 말인가요? 여기만 머리고기가 나오느냐? 아니죠. 겨우 한 집만 가지고 이 설레발이겠습니까?

 

목포를 대표하는 홍어요리집 ‘인동주마을(061-284-4068)“의 고기 역시 머리고기인데요. 이쯤 되면 삼합을 먹을 때 머리고기에다 먹는 것도 시도해볼만 하지 않겠어요? 그렇다고 돼지대가리 온놈으로 사서 삶고 썰고 한다면 삼합이 사람 잡을 일이겠죠. 시장 순대국밥집에서 머리고기를 사면 간단히 해결되죠. 5,000원어치만 사도 2~3인이 먹기엔 충분합니다. 배춧잎 한장이면 떡을 치게 될지도.

 

혹, 고기에 온기가 남아있다면 냉동실에 잠시 넣었다고 드시면 됩니다. 삼겹살에 비해 맛도 좋고(삼합으로 먹을 경우) 값도 저렴하니 이거 괜히 돈번 기분이네요. 음식점에서도 이 방법 어떤가요? 삼겹살 쓴다고 가격만 비싸게 받지 말고, 머리고기로 대체하고 가격을 조금 인하하면 더 많은 손님들에게 사랑받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다보면 난중에 다른 업소와 차별화도 생겨 머리고기삼합을 먹기 위해 일부러 발걸음 하는 골수단골들이 많아질거라 믿습니다.

 

자, 가정의 달 5월입니다. 홍어로 효도도 하고 고마운 분들께 감사의 마음도 표현해 보시길요.

 

 

 

 

 

 

많고 많은 홍어전문점과 판매점에서 맛객의 미각을 만족시키는 집은 많지 않은데요. 남도홍어는 가끔 애용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날개살만 주문도 가능. 날개살은 회나 삼합으로, 오른쪽 부위는 무침으로...^^

 

 

 

 

삼합을 위해 존재한듯한 비장의 김치. 유기농배추로 담근 오리지널 전라도 김장김치. 삼합의 맛은 김치가 많이 좌우하죠. 이런 김치라면 없는 삼합의 맛까지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을...^^ (자기 김치라고 너무 자화자찬이 심한 듯..ㅎㅎ )

 

 

 

 

자, 이렇게 주안상을 차렸으니 맛을 보겠습니다.

 

 

 

 

홍어요리와 막걸리는 환상의 콤비죠. 며칠전에 마시고 남은 복분자막걸리입니다. 탄산이 과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는 편이고요. 전통주 품평회에서 금메달수상의 영예를 안기까지 했죠.

 

  

 

 

본문에서 설명한대로 삼겹편육대신 머리고기를 준비했습니다. 머리고기의 최대 장점이라면 재밌다는거죠. 삼겹살의 획일적인 무재미와는 전혀 색다른.... 적당한 육질과, 적당한 비게와, 적당한 젤라틴의 탱탱거림과 껍데기의 꼬들거림이 변화무쌍하게 다가오는....

 

  

 

 

어느 한부위도 동일한 부위가 없다는 게 매력인 머리고기. 참고로 머리고기에서 맛객이 인정하는 1味는 턱살입니다. 살도 아닌것이, 비게도 아닌것이... 그 맛과 재미를 아실까나 ^^ 구입할 때 턱살도 달라고 하세요.  

 

 

 

 

이건 똑딱이촬영이라 색감이 약간 차이가 나네요. 접사는 역시 똑딱이가 최고라는...

 

 

 

 

홍어(칠레산), 요즘은 칠레산만 되도 감지덕지하죠. 워낙 이상한 나라의 것이 수입이 많이되다 보니....

 

 

  

 

 

 

천천히 꼭꼭씹으면서 맛의 조화를 탐닉하다가

 

 

 

 

요 막걸리한잔 마시면 거기가 곧 천국이죠.

 

 

 

 

 

맛객의 삼합, 눈으로라도 맛있게 음미하였나요?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지금 비가 내리네요.

그래선지 막걸리가 생각나군요. 냉장고에 홍어도 있겄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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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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