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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교학신문]대학가 명소 - 대학로 학림다방

falcon1999 2008. 10. 21. 16:11
세계일보

[전교학신문]대학가 명소 - 대학로 학림다방

기사입력 2005-10-31 09:39 |최종수정2005-10-31 09:39
외국 거대자본 속에 휩싸여 문화의 거리 대학로라는 이름이 점점 무색해져가는 오늘날, 1956년부터 묵묵히 대학로 거리를 지켜온 ‘학림다방’. 커피숍도 카페도 아닌 ‘다방’이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학림(學林)다방은 대학로 거리를 주인처럼 활보하는 이십대 대학생들보다 배 이상 나이를 먹은 대학로의 터줏대감이다.

삐그덕 거리는 나무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서면 시끄러운 음악과 최첨단 문명의 이기들이 횡횡하는 바깥과는 달리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1500여장의 LP판, 잔잔히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 베토벤 흉상 그리고 다방의 역사와 함께 세월을 보낸 내부 인테리어들은 마치 과거 속에 빠진듯 착각이 들 정도. 이렇듯 예전의 인테리어를 보존한 덕분에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된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챔피언’ 등에서 주인공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곳으로, 드라마 ‘제 5공화국’, ‘첫사랑’에서도 ‘학림’이 섭외장소 1순위였다.

김지하, 이청준, 황석영 등 한국 문단의 거목들이 어린시절 꿈을 이야기하고 쉬어갔던 곳이기도 하며,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초반에 한국을 그리워하며 추억을 되새겼던 장소가 바로 학림다방이였다. 수필가 전혜린이 자살하기 전날 다녀간 곳으로도 알려져 특히 낙엽이 구르는 이 맘때쯤이면 부쩍 그녀가 앉았던 자리가 어디냐고 묻고 굳이 그 자리에 앉았다 가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학림도 오직 향수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빠르게 변화해가는 시대에 맞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여러 자구책을 펴고 있다. 4대 사장이자, 1987년부터 18년간 학림을 지켜온 이충열(51)씨는 하루에 커피를 20잔씩 마셔가며 신선한 커피 맛 개발에 노력했다. 그 결과 수입 로스터기를 들여와 직접 커피를 볶아 2주안에 그 신선도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커피 마니아들에게 ‘제대로 된 커피 맛’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젊음과 추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100년 이상 가는 학림다방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젠 젊은 친구들에게도 학림이 향수의 공간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학생이 되기전부터 학림의 명성을 알고 있었고 대학생이 되어 일부러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박예지나(20)씨. 이충열 사장과 박씨의 학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고 있자니 반세기 넘는 수명의 저력과 더불어 미래까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런 당신에게 강추!=시끌벅적한 커피숍 보단 조용히 클래식을 들으며 책을 읽고 싶으세요? 70년대 카페 분위기가 궁금하다고요? 김지하, 김승옥, 황지우 등 대한민국 대표 문인들이 젊음을 보낸 곳이기에 문필가를 꿈꾸는 당신에게도 딱!

◇이곳에서 이것만은 꼭∼=1500장이 넘는 클래식 LP판을 보유하고 있어 원하는 곡은 언제든 OK! 또 고은, 강은교 등 이곳을 다녀간 유명 작가들의 800장이 넘는 방명록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찾아가세요=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로 나와 마로니에 공원 쪽으로 걷다보면 KFC가 보인다. KFC 맞은편 냉면집 건물 2층에 위치해있다.

학생리포터=김은지 (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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